이대섭 기자

장동혁 '절연' 대신 사실상 '尹어게인' 선언 …지방선거 포기 내홍 가속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0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해야 한다는 당내 요구를 거부했다.
그는 나아가 절연을 요구한 친한(친한동훈)계 및 소장파 등 당내 인사들을 당의 분열을 초래하는 갈라치기 세력으로 규정하고 오히려 이들과의 절연 의지를 밝히면서 나아가 '윤어게인'으로 표현되는 아스팔트 극우 세력에 러브콜을 보냈다.
장 대표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거듭된 당내외 '절윤(絶尹)' 요구에도 강성 지지층만을 보고 '마이웨이'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국민의힘 당내 갈등이 격화하는 한편 더불어민주당의 이른바 '내란당 공세'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 대표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 하루 만인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하고 윤 전 대통령의 계엄이 국회 활동을 마비시키려는 목적의 폭동으로 내란에 해당한다는 1심 판결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장 대표는 이날 검은 정장에 검은 넥타이를 매고 10분간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 심판이든 법원 재판이든 그 어떤 것도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에 반해 이재명 대통령은 권력의 힘으로 국민 다수의 뜻을 무시하고 헌법 84조의 불소추 특권을 근거로 내세워 12개의 혐의 5개 재판을 모두 멈춰 세웠다”고 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을 중지할 법적 근거는 없다”며 “법원은 이 대통령에 대한 재판을 즉시 재개해야 한다”고 했다.
장 대표는 또 “민주당은 이 대통령을 지키겠다며 각종 방탄 악법을 밀어붙이는 것도 모자라 현역 의원 87명이 공소 취소 모임까지 만들었다”며 “법적 심판을 회피하는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행동이 진정 부끄러운 것이며 국민께 사죄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그는 “2심까지 유죄 판결을 받은 김용(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출판 기념회에 전·현직 민주당 의원들과 권력자들이 우르르 몰려가는 것 역시 부끄럽고 마땅히 사죄할 일”이라고 했다.
지도부의 한 인사는 "절연을 선언하고 고개를 숙이면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고개를 꺾으려고 할 것이며, 무릎을 꿇으면 무릎을 부러뜨릴 것"이라며 "어제 1심 선고된 사람 중 우리 당과 관련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절연 언급은 코미디"라고 말했다.
장 대표가 계엄 사태 등에 대한 사과를 거부하고 오히려 강성 지지층을 더 끌어안겠다는 의지를 내비치자 당에선 "제정신이냐"는 탄식과 함께 비판이 분출됐다.

특히 장 대표의 잇단 징계 대상이 된 친한계는 선거 승리 및 보수 재건을 위해 오히려 장 대표와 절연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한동훈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보수 재건을 위해 장동혁을 끊어내야 한다"며 "그러지 않으면 보수가 죽는다"고 규탄했다.
친한계 박정훈·한지아 의원은 각각 페이스북에 "이래도 장 대표가 선거 승리에 관심이 있다고 보느냐", "우리 당은 내란 옹호 장 대표와 절연해야 한다"고 썼다.
부산·경남(PK) 지역의 한 의원은 "장 대표 스스로 정치생명을 끊은 것"이라고 했고,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의원은 "충격적이다. 제1야당 지도자의 책무를 저버리고 자신의 안위만 챙겼다"고 비난했다.
당에서는 장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 간 메시지가 상충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각자의 언어와 각자의 구호가 아니라 승리의 언어와 승리의 구호로 바꿔야 한다”며 “모든 답은 선거 승리에 있다. 선거에서 이겨야 우리가 지키고자 하는 것을 지킬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