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섭 기자
'통일교 억대 수수' 권성동 계엄 이후 통일교 키맨과 ‘차명폰’ 통화 특검 출석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27일 통일교 청탁 의혹에 연루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을 소환한다.
권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을 예정이다. 권 의원이 민중기 특검팀에 소환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권 의원은 2021∼2024년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 씨(구속기소)로부터 통일교 행사 지원 등을 요청받으며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는다.
특검팀은 지난달 18일 권 의원의 국회·지역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권 의원의 차량에서 휴대전화 1대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휴대전화는 권 의원 보좌진 명의였고, 비상계엄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께부터 윤 전 본부장과 여러 차례 연락한 내역이 남았다고 한다.
윤 전 본부장은 특검 조사에서 “권 의원에게 연락이 와서 통화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차명폰’에서 ‘건진법사’ 전성배씨와도 수차례 연락한 기록도 확인했다.
특검팀은 ‘건진법사 수사’가 본격화하자, 권 의원 쪽이 자신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윤 전 본부장 등 사건 관계자들과 ‘말 맞추기’를 시도하며 증거를 인멸하려 한 정황으로 보고 있다.
한학자 통일교 총재로부터 현금이 든 쇼핑백을 받아 갔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특검팀은 윤씨와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2023년 3월 치러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권 의원을 밀기 위해 통일교 교인들을 대거 입당시켰다는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달 18일 권 의원의 자택과 국회 의원실, 강릉 지역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아울러 국민의힘 당원명부를 확보하기 위해 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당측 반발로 불발됐다.
특검팀은 이날 조사 결과를 토대로 권 의원을 추가 소환할지, 곧바로 신병 확보를 위해 구속영장을 청구할지를 저울질할 전망이다.
권 의원은 어떤 정치자금도 받지 않았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해왔다.
통일교 측도 지원 및 연관 의혹에 선을 그어왔다.
권 의원은 전날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특검 측이 주장하는 모든 사안에 대해 결백하다"며 "이미 문재인 정부의 정치 탄압을 이겨낸 경험이 있다. 이번 이재명 정부의 표적 숙청 시도 역시 반드시 극복해 내겠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