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섭 기자

당심 50%→70% 경선룰 바꾸는 국힘… 중도 포기 역주행 우려
국민의힘 지방선거총괄기획단(단장 나경원 의원)이 내년 6월 지방선거 경선 룰을 당원 투표 70%, 국민 여론조사 30%로 변경하겠다고 하자 “민심에 역주행하는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기존 50%였던 당심 반영 비율을 늘리면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과다 대표되고 일반 여론과는 멀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바뀐 경선룰은 최고위원회와 상임전국위, 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중도층 이탈이 고질적 문제로 자리잡은 상황이지만 해법은 정반대 방향에서 찾고 있는 것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22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전국을 도는 장외 여론전에 다시 나섰다. 장 대표는 23일 경남 창원에서 장외 규탄 대회를 열고 “국민 자유를 잡아먹는 괴물 정권을 끝내야 한다”고 외쳤다.
그러면서 “반시장·반인권·반법치를 일삼는 이재명에게 국민이 레드카드를 들어 퇴장을 명할 때가 됐다”며 “왜 우리가 움츠러들어야 하나. 벌 받고 사죄해야 할 사람은 이재명”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부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미우나 고우나 개혁신당과 후보를 따로 내면 지방선거 타격이 불 보듯 한 데, 당은 강성 일변도로만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대의원·권리당원 1인 1표제’를 밀어붙이는 것과 맞물려 “강성 당원과 특정 지역의 여론이 과잉 반영되는 민주당과 닮아간다”(수도권 의원)는 지적도 제기된다.
중도층이 국민의힘을 외면하는 경향은 뚜렷해지고 있다. 18~20일 한국갤럽의 전화면접 조사에 따르면 지방선거에서 ‘야당 후보가 다수 당선돼야 한다’는 중도층 응답은 30%로 여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중도층 응답(44%)보다 14%포인트 낮았다.
중도층 응답자의 정당 지지율도 국민의힘 16%, 민주당 44%로 28%포인트 격차였다. 또 이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4%로 민주당 지지율(43%)은 물론 무당층 비율(26%)보다도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