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섭 기자
"김민석 국무총리, 당과 국민 위해 희생해야" 당 대표? 서울시장?
더불어민주당 원로 박지원 의원이 김민석 국무총리에 대해 내년 서울시장 출마 등 적극적 정치 행보를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박 의원은 25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민석 총리의 사실상 멘토가 동교동계이고, 그래서 (김 총리가) 권노갑 고문의 말씀을 많이 듣는다"며 "권 고문은 (김 총리에게) '서울시장이나 당대표 이번에 하지 마라. 다음에 해라' 한 것으로 말하더라"고 전했다.
박 의원은 그러나 "저는 권 고문의 견해와 다르다"며 "지난주에 권 고문과 점심을 하면서 '형님, 정치가 자기가 디자인하는 대로 가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당과 국민을 위해서 희생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했지만 (권 고문은) '서울시장 후보로 여러 사람들이 있고, 당대표도 이번만은 하지 않아야 된다. 김 총리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간접적으로 들었다"고 권 고문과의 대화 내용을 전했다.
김 총리는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무위원들을 향해 "내란세력의 뜻대로 됐다면 오늘 나라가 어떻게 됐겠나"라면서 "내란의 심판과 정리에는 어떤 타협도 지연도 있어선 안 된다"고 단호한 대응을 주문했다. 전날 비상계엄 가담 공직자를 조사하는 '헌법존중 정부혁신 태스크포스(TF)' 출범식에 참석한 데 이어 연이틀 '내란 수습'을 강조한 것이다.
김 총리는 특히 "법정에서 내란세력의 모습 등을 접하면서 지지부진하거나 잘못된 길로 가는 게 아닌가 하는 국민의 여러 우려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민의 뜻을 받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내란 재판이 장기화되고 특별검사팀의 영장 신청이 연달아 기각되면서, 여권 지지층 사이에서 사법부 불신이 고조된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김 총리가 활동 반경을 넓힌 시점이 내년 지방선거와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과 맞물리면서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김 총리가 △서울시장 출마 △당대표 출마 △총리 연임 세 가지 꽃놀이패를 쥐고서 저울질을 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김 총리가 최근 여권 지지층에서 인기가 높은 진보 유튜브 출연에 적극 나서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김 총리는 지난 6일 김어준 유튜브에, 24일에는 매불쇼 유튜브에 출연한 바 있다.
김 총리도 하마평을 적극 부인하지 않고 있다. 그는 전날 유튜브 채널 '매불쇼'에 출연해 서울시장 출마 의향을 묻는 질문에 "특별히 생각 없다"고 말했다. 당대표 출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도 "임명권자가 있기 때문에 제가 '무엇을 하고 싶다' '아니다' 이런 얘기를 하는 건 좀 넘어서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제가 농반진반(농담 반, 진담 반)으로 총리를 좀 오래 시켜주셨으면 좋겠다고 얘기하는데 모든 것이 제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즉 임명권자인 이 대통령의 결단에 따라 얼마든지 출마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