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섭 기자
원내대표·소장파는 사과 ,장동혁은 거부, 따로… 쪼개진 ‘계엄 사과’
12·3 계엄 1년인 3일 계엄 사과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놓고 국민의힘 내부의 분열상이 재확인됐다.
소속 의원 107명 중 40명 정도가 이날 계엄에 대한 이른바 '반성문'을 썼다.
여기에 송언석 원내대표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식 사과했지만 장동혁 대표는 계엄이 '의회 폭거' 탓이라는 결이 다른 메시지를 냈다.

이를 두고 '집토끼'(지지층)와 '산토끼'(부동층)를 동시에 잡으려는 역할 분담 차원일 수 있다는 해석이 물론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장 대표의 공개 사과 언급이 없었다는 점에서 인식 자체가 다른 게 아니냐는 분석 역시 제기된다.
내란 특검이 청구한 추경호 의원 구속영장이 3일 법원에서 기각되자,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근거 없는 내란 몰이가 막을 내렸다”며 강한 대여 투쟁을 예고했다.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준비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하지만 1년 전 비상계엄을 놓고 당대표, 원내대표, 소장파 의원 등이 제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당이 분열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새벽 추 의원이 풀려나자 서울구치소 앞에서 기다리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국민이 독재를 이겼다”고 했다. 눈시울이 붉어진 장 대표는 “반헌법적·반민주적 내란 몰이를 멈추지 않으면 국민이 정권을 끌어내릴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내란 특검은 비상계엄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던 추 의원에 대해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었다. 추 의원은 정부·여당을 향해 “이제 정치 탄압, 야당 탄압은 중단하고 민생을 지키는 일에 집중해주시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소장파와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초·재선을 중심으로 한 의원 25명은 국회에서 별도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나아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롯한 비상계엄을 주도한 세력과 정치적으로 단절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 반성문은 재선 의원 주도의 공부 모임 '대안과 책임'이 입장문 초안을 작성한 뒤 참여 의사를 밝힌 사람들의 뜻을 모아 낸 것이다.
여기에는 4선인 안철수 의원, 3선 김성원·송석준·신성범 의원을 비롯해 재선인 권영진·김형동·박정하·배준영·서범수·엄태영·이성권·조은희·최형두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초선인 고동진·김용태·김재섭·박정훈·우재준·이상휘·정연욱 의원, 비례대표 초선인 김건·김소희·유용원 안상훈 진종오 의원도 함께했다.
한편 이날 윤석열 전 대통령은 변호인을 통해 발표한 ‘12·3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에서 “12·3 비상계엄은 국정을 마비시키고 자유 헌정 질서를 붕괴시키려는 체제 전복 기도에 맞서, 국민의 자유와 주권을 지키기 위한 헌법 수호 책무의 결연한 이행”이라고 주장했다.
계엄 전 ‘친윤계’로 불렸던 의원들을 포함해 당 주류인 영남권 의원 대부분은 이날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고 침묵했다.
국민의힘 내에서 이른바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문제를 놓고 이견이 계속되면서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의 원심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성패가 걸린 수도권과 중원 싸움에서 이기려면 중도층 지지가 필요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와 관련, 당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계속해서 여론이 좋지 않으면 의원들이 가만히 있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장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