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섭 기자

영남 6선 주호영, 장동혁 비판…"계엄, 명백한 잘못"
국민의힘 최다선(6선) 의원인 주호영 국회부의장(대구 수성갑·사진)이 장동혁 대표를 향해 “‘윤 어게인(again)’ 냄새가 나는 방법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장 대표가 의원들의 거듭된 요청에도 계엄 사과 및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단절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영남을 지역구로 둔 당 중진들이 잇따라 비판에 나선 것이다.
6선의 주호영(대구 수성갑) 의원은 8일 대구·경북 언론인 모임 초청 토론회에서 “비상계엄은 명백히 잘못됐다”며 “같이 일했던 대통령에 대해 폭정이라는 말을 쓰는 게 무겁지만, 계엄과 야당 대표 비대면, 의대 정원 추진 방식 등은 잘못이었다”고 했다.
“탄핵 결과가 나오면 승복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도 했다. 주 의원은 당 진로에 대해선 “정치의 방향은 당연히 민심인데, 자기의 편을 단결하는 과정에서 중도가 도망간다면 그것은 잘못된 방법”이라며 “지금처럼 윤어게인 냄새가 나는 그런 방향은 맞지 않다”고 했다.
장 대표는 3일 12·3 비상계엄 1년을 맞아 낸 메시지에서 “비상계엄은 민주당의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라 밝히며 계엄에 대한 사과를 사실상 거부했다.
이에 3선 윤한홍 의원(경남 창원 마산회원)은 5일 장 대표가 주재하는 당 회의에서 공개적으로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꼴”이라며 비판한 바 있다. 윤 의원에 이어 당내 최다선 주 부의장까지 나서며 장 대표의 노선 전환을 요구하는 중진 의원들의 압박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내년 지방선거 경선에서 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기존 50%에서 70%로 상향하는 방안이 논의되는 데 대해서도 일부 영남권 의원은 반발하고 있다.
이성권(부산 사하갑) 의원은 “민심에 역행하는 정치적 자해”라고 했고, 김미애(부산 해운대을) 의원은 “차라리 민심 비중을 70%로 확대하라”고 했다. 장동혁 대표는 경선 룰(규칙)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당원 권리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동기에 대해 “김건희 여사 특검을 막으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 짐작만 할 뿐”이라고 했다.
한편 주 부의장은 내년 지방선거 대구시장 출마 여부에 대해 “준비는 많이 해왔다. 빠른 시일 안에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