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섭 기자
통일교 前간부 "민주당 전재수에게 4000만원과 명품시계 2개 줬다" 전 “전부 허위”
문재인 정부 시절 통일교로부터 현금 4000만 원과 명품 시계 2개를 수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9일 “나를 향한 금품수수 의혹은 전부 허위”라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정 활동은 물론이고 개인적 영역 어디에서도 통일교를 포함한 어떤 금품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앞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김건희 특검 조사에서 전 장관에게 까르띠에·불가리 시계 등과 함께 현금 4000만 원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본부장은 특검에 “2018년 9월 당시 전재수 의원이 천정궁에 방문해 통일교 한학자 총재를 만나 인사하면서 이 같은 현금과 명품 시계를 받았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한겨레신문 보도에 따르면 , 윤 전 본부장은 2018년 9월10일 ‘한학자 특별보고’에 “(통일교 성지인) 천정궁에 방문했던 전재수 의원도 (통일교 관계자) 600여명이 모인 부산 5지구 모임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비행기로 서울로 가셨다” “우리 일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는 취지의 내용을 적었다. ‘한학자 특별보고’는 통일교 고위 간부가 주기적으로 한학자 총재에게 직접 보고할 때 전달하는 문건으로 교단의 주요 사안이 모두 담긴다.
윤 전 본부장은 지난 8월 특검팀에 전 의원에게 ‘2018~2019년 수천만원의 금품을 건넸다’고 진술했다. 금품을 전달한 시점을 전후로 전 장관이 통일교 내부 행사에 참석하고 통일교 현안에 협조하기로 약속했다는 정황으로, 윤 전 본부장 진술과 부합하는 내용이 ‘특별보고’에서도 확인된 것이다.
전 장관은 2016년부터 2024년 총선까지 부산에서 내리 3선을 한 친문재인계 핵심으로 이재명 정부 들어 해수부 장관으로 발탁됐다.

윤씨는 지난 5일 자기 재판에서 “행사를 위해 양쪽에 어프로치했고, 민주당도 여러 차례 어프로치했다고 (특검에) 증언했다”고 진술했다. 특검이 재판부에 제출한 통화 녹취록에서도 윤씨는 “우리가 어디 한쪽을 밀었다고 느껴지지 않게 되어 있다”며 “(양측이) 우리에게 신세를 지게끔 해야 된다”고 말했다.
일부 민주당 정치인은 통일교 측에서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윤씨는 지난 8월 민중기 특검팀 면담에서 민주당 의원인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까르띠에·불가리 명품 시계 2개와 현금 4000만원을 건넸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전직 의원도 금품을 받았다고 한다. 현금과 명품 시계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의혹은 전부 허위”라고 했다. 통일교 내부에선 현 여권 고위 관계자의 통일교 연루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윤 전 본부장의 진술과 통일교 내부 보고 문건을 종합해 특검팀은 전 장관이 받았다는 금품의 대가성을 인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교에서 1억원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구속기소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범죄사실과 유사한 구조다. 전 장관은 “통일교 행사에 참석한 적도 없고 금품수수 의혹도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