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섭 기자

李대통령, '尹임명' 이학재 인천공항사장 폭풍질타..국힘 “오만방자한 모욕주기” 비판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등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답변하는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게 언성을 높였다.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국민의힘 3선 국회의원 출신의 이 사장은 거듭된 이 대통령의 송곳 지적에 진땀을 뺐다.
이 대통령은 이 사장에게 "1만달러 이상은 해외로 가지고 나가지 못하게 돼 있는데, 수만달러를 100달러짜리로 책갈피처럼 (책에) 끼워서 (해외로) 나가면 안 걸린다는 데 실제 그러냐"고 물었다.
이 사장이 "저희는 주로 유해 물질을 검색한다. 업무 소관은 다르지만 저희가 그런 것을 이번에도 적발해 세관에 넘겼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옆으로 새지 말고 물어본 것을 얘기하라. 외화 불법 반출을 제대로 검색하느냐"고 재차 물었다.
이 사장이 "세관하고 같이한다. 저희가 주로 하는 일은"이라고 설명하려 하자 이 대통령은 말을 끊고 "100달러짜리 한 묶음을 책갈피로 끼워 돈을 갖고 나가는 것이 가능하냐는 질문"이라고 질문 취지를 확인하며 거듭 채근했다.
이 대통령은 이 사장이 "이번에도 저희가 검색해서 적발해 세관으로 넘겼다"는 답에 굳은 표정으로 "참 말이 기십니다"라며 "가능하냐, 안 하냐 묻는데 왜 자꾸 옆으로 새나"라고 질타했다.
옆에 있던 김민석 국무총리도 나서 "1만 달러가 넘는 현금에 대한 체크가 가능한지만 얘기하면 된다"고 거들었다.
이에 이 사장은 "그건 실무적인 것이라 정확히 모르겠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은 13일 이재명 대통령이 부처 업무보고에서 종합편성(종편) 채널과 야권 출신인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공개 비판한 것을 놓고 “편협한 인식 고스란히 드러난 오만방자한 업무보고”라고 지적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인천국제공항공사 업무보고에서는 이 대통령이 쌍욕을 입에 담던 시절의 저급함과 ‘니 편, 내 편 편 가르기’의 장으로 만들었다”며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국민의힘 3선 국회의원 출신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향한 대통령의 질책은 국정 점검이라기보다 ‘공개적 모욕주기’에 가까웠다”고 주장했다.
그는 “‘참 말이 기십니다’, ‘저보다도 아는 게 없는 것 같다’ 등 이 대통령이 국민 앞에서 생중계되는 공식 업무보고에서 쏟아낸 발언들은 하나같이 가관”이라며 “이런 언사가 과연 일국의 대통령이 보여야 할 품격과 태도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