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섭 기자

장동혁, '제1야당 대표 헌정사 첫 필리버스터 '21시간' 넘겼다. 역대 최장기록 경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3일 역대 최장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기록을 세웠다. 제1야당 대표가 필리버스터 연단에 선 것은 장 대표가 헌정사상 처음이다.
전날 국회 본회의에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내란·외환·반란 범죄 등의 형사 절차에 관한 특례법안)이 상정된 직후인 오전 11시40분쯤 판사 출신이기도 한 장 대표가 이 법안이 필리버스터 첫 번째 주자로 나섰다.
필리버스터 최장 기록인 같은 당 박수민 의원의 17시간 12분 기록을 훌쩍 넘긴 것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날 필리버스터 시작 이후 20명 안팎의 조를 짜서 이날 새벽까지 교대로 본회의장을 지키며 장 대표에게 힘을 보탰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새벽 5시께 장 대표가 역대 최장 필리버스터 기록을 돌파하자 소속 의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현재 본회의장에서 장 대표의 무제한 토론이 종전 기록을 경신해 18시간 넘게 진행되고 있다"고 알렸다.
송 원내대표는 "의원들은 경내에 도착하는 대로 본회의장으로 입장해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폭거에 맞서고 있는 장 대표에게 힘을 보태달라"고 했다.
장 대표는 무제한 토론에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의 위헌성을 부각하며 이 법안이 통과되면 이재명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법안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죄 사건 등을 전담하는 재판부를 서울중앙지법과 서울고등법원에 각각 2개 이상 설치하고, 전담재판부 구성과 관련한 사항을 모두 대법원 예규로 정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골자다.

장 대표는 토론 도중 '한동훈 전 대표 등의 동참이 없었으면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도, 이재명 대통령 권력 탄생도 그리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한 보수 언론의 사설을 읽기도 했다.
장 대표는 무제한 토론에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의 위헌성을 부각하며 이 법안이 통과되면 이재명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당 소속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본회의장 국무위원석에서 밤새 자리를 지키며 장 대표의 무제한 토론을 들었다.
정 장관은 필리버스터 18시간이 지난 시점에 자신의 SNS 계정에 “장 대표가 혼자 계속 토론하고 있다. 저도 국무위원석에 계속 앉아 있다”며 “대화 타협이 실종된 우리 정치의 현실”이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