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섭 기자

쿠팡 "정부와 공조·지시 받았다"…정부 기관은 '국정원'
쿠팡이 이용자 3370만 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전 직원을 특정해 접촉·조사한 것과 관련해 해당 조사가 정부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26일 발표했다.
이에 대해 국가정보원은 “관련 정보 수집·분석을 위해 업무협의를 진행한 바 있지만 쿠팡 측에 지시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이날 쿠팡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조사는 쿠팡의 ‘자체조사’가 아닌 정부 지시에 따라 몇 주간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며 진행한 조사였다”며 “정부 감독 없이 독자적으로 조사했다는 잘못된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사실관계를 밝히고자 한다”고 밝혔다.
입장문에 따르면 쿠팡은 이달 1일 정부 관계부처와 만나 사고 대응에 협력하겠다는 뜻을 전했고, 2일 정보유출 사고와 관련한 공문을 받았다. 이후 정부 지시에 따라 정보 유출자의 완전한 자백을 받아냈고, 9일 정부 제안에 따라 유출자와의 접촉에 나섰다는 게 쿠팡 측의 설명이다.
쿠팡과 협의한 기관으로 거론되고 있는 국가정보원은 전날 “쿠팡에 어떠한 지시를 할 위치에 있지 않으며, 실제로 지시한 사실도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정원은 “외국인에 의한 대규모 정보 유출 사태를 국가안보 위협으로 인식해 관련 정보 수집·분석 차원에서 협의를 진행했다”고 밝혀, 실질적인 관여 범위를 둘러싼 논란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현행 국가정보원법 제5조는 국정원이 직무 수행을 위해 필요할 경우 국가기관이나 관계 기관·단체에 사실 조회나 자료 제출 등 협조를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정원의 ‘지시는 없었다’는 해명을 둘러싸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관련 법령은 ‘이 경우 요청을 받은 국가기관 등의 장은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그 요청에 따라야 한다’고 적시하고 있어 협조요청을 받은 해당 기관이나 기업으로선 지시로 받아 들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국정원 발표에 앞서 경찰 역시 “쿠팡과 해당 사안에 대해 협의한 바 없다”고 밝혔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은 내용을 쿠팡이 자체적으로 공개해 국민에게 혼란을 준 데 대해 유감”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현재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해 정부 차원에서는 과기정통부 장관이 팀장을 맡은 범부처 태스크포스(TF)와 민관합동조사단, 경찰 등이 관여하고 있다,
한편 쿠팡의 소비자 보상 방안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쿠팡은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고객 보상 방안을 조만간 별도로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국회 청문회(30, 31일)를 의식해 이르면 이번 주말에 고객 3370만 명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보상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