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섭 기자

파업 중 막힌 인천공항 변기 이학재 사장 "고의로 판단.. 인천 기부금 80% 급증 지방선거 대비?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자회사 노동자 파업 기간이었던 지난 추석 연휴에 누군가 고의로 공항 내 화장실 변기를 막은 정황을 확인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7일 오전 영종도 인천공항공사 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화장실 변기가 다량의 휴지로 막혀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김 의원은 "파업 기간 화장실 변기가 막히고 악취가 났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며 "평소에도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하나, (휴지로 변기를 막히게 한 사람 중) 민주노총 조합원으로 특정된 인물도 있었다는데 맞나"라고 물었다.

이에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고의로 한 것으로 판단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며 "(인물도) 특정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 사장은 이날 오후 "특정이 되지는 않았다"고 번복했다. 그는 "국감이 끝난 뒤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며 "경찰에서도 이미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김 의원은 인천공항에서 환경미화와 시설 관리 등을 맡은 자회사 노동자가 추석 연휴 등에 파업한 것을 비판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일손이 달릴 때, 또 하필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이라는 국가 대사를 앞두고 파업하겠다는 것은 명백한 공사 업무 방해"라며 "철저히 조사해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의 재임 기간 중 인천공항공사의 ‘인천 지역’ 기부금 지출액이 80%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장은 차기 인천시장 후보로 거론된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인천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이 사장이 취임한 2023년 6월부터 지난 8월까지 26개월 동안 인천공항공사의 기부금 지출액은 총 440억8372만원으로 전임 사장의 재임 기간(26개월) 기부금 지출액(220억3970만원)에 견주어 2배 늘어났다. 문제는 기부금이 특정 지역에 지나치게 많이 쏠려있다는 점이다. 인천 지역에만 전체 기부금 지출액의 67%(295억3017만원)가 쏟아졌다. 이는 전임 사장 때보다 81.2% 늘어난 수치다.
인천 정가에서는 이 사장이 내년 6·4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이야기도 돈다. 이 사장의 임기는 내년 6월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