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섭 기자
권성동에 1억~2억 건넸다”
통일교 전 간부“불법 정치자금
통일교 사업 청탁 의혹’을 수사하는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초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를 위해 사용하라는 취지로 현금 1억원을 제공한 혐의를 잡고 수사 중인 것으로 31일 알려졌다.
그해 3월 9일 대선을 두 달여 앞두고 윤 후보의 핵심 측근인 권 의원에게 대선 자금을 건넨 혐의를 수사하는 것이다.
특검팀은 통일교가 윤 전 본부장 등을 통해 교단의 핵심 사업을 로비할 목적으로 2023년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출마하려던 권성동 의원에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윤 전 본부장에게 “한학자 총재의 윤허를 받아 한 일”이란 진술도 확보했다. 당시 권 의원에 대한 불법 자금 전달 정황을 윤 전 본부장이 기록한 수첩도 확보했다.
특검팀은 권 의원이 통일교 관계자들의 라스베이거스 원정도박 혐의에 대한 경찰 내사 정보를 통일교 측에 알려줬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앞서 윤 전 본부장이 2022년 9월 “압수수색이 있을 수 있으니 대비하라는 말을 들었다. 윤핵관이 알려줬다”고 말하는 녹취가 공개된 바 있다. 실제 2022년 6~7월 강원 춘천경찰서 외사계가 첩보를 입수하고 내사한 뒤 강원경찰청을 거쳐 경찰청에 보고했으나 이후 수사가 중단됐다.
권 의원은 31일 페이스북에 “통일교와 금전 거래는 물론이고 청탁이나 조직적 연계 등 그 어떤 부적절한 관계도 맺은 적이 없다”며 “수사 절차에 성실히 임해 진실과 결백을 분명히 밝히겠다”고 썼다.
통일교 측은 “교단 차원에서 특정인에게 불법적인 후원을 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특검은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된 브로커 이모 씨도 31일 불러 조사했다.
이 씨는 전 씨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20년 넘게 인연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2023년 12월 14일부터 2024년 12월 13일까지 전 씨와 이 씨가 총 193차례 통화한 통신 기록을 확보하고 이를 토대로 당시 이 씨가 전 씨의 청탁 창구로 활동한 건 아닌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특검은 이 씨가 전 씨의 핵심 측근으로 각종 청탁과 이권 개입 의혹에 깊숙이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